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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의 기도
작성자 홍성국 등록일 2021-11-10 10:15:46 조회수 14

 

    가을의 기도

 

   가을이 깊어간다. 따사로운 햇볕이 지나간 자리에 고운 단풍이 물들더니 이제는 나무들이 한 잎 두 잎 잎사귀를 떨어뜨리며 다가올 겨울을 준비하고 있다. 땅에 떨어져 뒹구는 낙엽을 바라보며 몇 가지 생각을 하게 된다. 첫째는, 우리도 언젠가는 낙엽이 된다는 사실이다. 낙엽이 떨어지는 것이 자연의 법칙이듯이 죽음도 자연의 법칙이다. 둘째는, 낙엽이 되기까지 얼마나 치열한 삶을 살았을까? 지나온 삶속에 얼마나 많은 비밀이 숨겨져 있을까? 하는 것이다. 셋째는 겨울을 나기 위한 나무들의 지혜다. 나무들이 잎사귀를 떨어뜨리는 것은 필요 없는 것들을 버리고, 몸속에 들어 있는 물이 몸 밖으로 빠져나가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낙엽의 계절에 읽고 묵상하면 딱 좋을 詩가 있다. 김현승(1913-1975)의 『가을의 기도』이다.

 

  “가을에는

   기도하게 하소서.

   낙엽(落葉)들이 지는 때를 기다려 내게 주신

   겸허한 모국어(母國語)로 나를 채우소서.

 

   가을에는

   사랑하게 하소서.

   오직 한 사람을 택하게 하소서.

   가장 아름다운 열매를 위하여

   이 비옥한 시간을 가꾸게 하소서.

 

   가을에는

   호올로 있게 하소서.

   나의 영혼,

   굽이치는 바다와

   백합(百合)의 골짜기를 지나

   마른 나뭇가지 위에 다다른 까마귀같이.”

 

   여기서 ‘낙엽들이 지는 때’는 인생의 종말을 뜻한다. 인생의 종말 앞에서 모든 가식을 다 벗어던지고 겸손히 기도하겠다는 것이다. ‘한 사람’은 예수 그리스도를 의미한다. ‘굽이치는 바다’는 험난한 세파를, ‘백합의 골짜기’는 아름다웠던 시간을 의미한다. 그러나 시인은 여기에 안주하지 않고, ‘마른 나뭇가지 위에 다다른 까마귀’처럼 신 앞에서 절대고독의 경지로 나아간다. 신앙은 하나님 앞에서 단독자로 서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야 외로움을 고독으로 승화시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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