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교회에 다니던 시절 성탄장식을 위해 조그마한 전등을 교회지붕에 올라가 달 때쯤이 되면 항상 눈이 많이 내렸었는데 이곳에 요며칠사이에 제법 눈이 많이 와서인지 그 때가 많이 생각납니다. 더불어 주님의 오심을 고대하는 대강절이 오늘부터 시작되는데, 차가운 눈보라도 성탄의 기쁨으로 내리닫고 있는 이 마음을 어찌하지는 못하는 것 같습니다. 대강절의 시작을 사랑하는 동역자들과 함께 나누며 인사를 전합니다.

   11월 들어서면서부터 이곳 기온은 줄곧 영하인데 중순경부터는 10도 이하로 떨어지고 있어 본격적으로 추운 겨울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곳사람들은 겨울은 12월부터라고 말하면서 아직은 덜 춥다고 말하는 것을 듣고는 잠시 당황하기도 했습니다. “그럼 도대체 겨울은 얼마나 춥단 말이야?”라고 잠시 생각해 봅니다. 이곳 추위의 특징은 바람이 많고 세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바람이 잔잔한 아침보다 기온은 높지만 바람이 부는 낮이 오히려 더 춥습니다. 이제 곧 본격적으로 맞이할 겨울을 한번 기대해 봅니다. 몽골에서도 영하 40도에서 살았던 우린데... 이정도 쯤이야 하면서 기다리고 있답니다.

가족이야기

   나타샤(다은)와 안야(다빈)는 지난 10월 둘째 주 부터 집에서 약 5분거리에 있는 학교에 입학하여 다니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많이 낯설어하며 힘들어했으나 점차 나타샤가 비교적 빨리 러시아어를 습득하고 있어 안야를 도와주며 지금은 잘 다니고 있습니다. 다만 학교에 일찍 가야하는 것이 여전히 많이 힘든 모양입니다. 이곳은 아침 8시부터 수업을 시작하기에 집에서는 7시 45분쯤에는 나가야 합니다. 두 아이 모두 1학년에 다니고 있습니다. 앞으로 언어를 잘 습득하면 내년부터 또는 그 이후에 학년을 올라갈 수 있도록 학교측과 이야기를 해 두었습니다. 안야는 학교에 다니기 시작한지 한 주 만에 폐렴을 앓아서 두 주 동안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습니다. 입원시설이 없어 매일 아침 8시에 병원에 가서 치료받고 12시에 돌아오곤 했는데 쉽지 않은 시간이었습니다. 주사도 매일 두 번을 맞아야 해서 엉덩이가 퉁퉁 부어오르기도 했지만 감사하게도 잘 완쾌 되었습니다.

아내 레나(이경선)는 11월부터 저와 같이 언어공부를 시작했습니다. 아침에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고 나면 곧 바로 저희들도 학교로 가서 수업을 하고 아이들의 수업이 끝나는 12시가 조금 넘어 집에 돌아옵니다. 같이 공부를 하다 보니 서로 경쟁이 붙어 열심히 공부하고 있습니다. ^^

소망교회 이야기

   탈북자 소년을 도와주고 잠자리를 제공했다는 이유로 그동안 어려움을 당해오던 박필녀목사님이 9월 초에 한국에 가셨다가 아직 돌아오시지 못함으로 인해 제가 해야 할 일이 많아졌습니다. 예배와 그 외의 교회 일들을 돌보고 있는데 현지법으로는 불법적인 것들이라 조심스럽게 진행하고 있습니다. 소망교회는 지난 11월 넷 째주를 추수감사주일로 섬겼습니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성도들이 조금씩 가져온 과일과 채소들이 풍성했고, 이것저것 조금씩 자신이 직접 한 반찬들을 가지고와서 함께 아름다운 공동식사를 나누기도 했습니다. 식사 후에는 학생들의 꽁트, 속회별 찬양제 등을 가졌는데 너무 아름답고 행복한 시간들이었습니다. 그리고 가져온 과일들로는 선물바구니를 만들어 전도사님과 집사님과 함께 환우와 장기결석자를 심방하여 기도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제는 성탄절을 준비해야 하는 시기인데 이곳은 러시아 정교회의 전통을 딸 1월 7일을 성탄절로 지키고 있습니다. 이번 12월 25일은 자체적으로 젊은이들의 날로 지키기로 했는데 청년들이 함께 모여 교회에서 식사하고 교제하는 시간을 가지기로 했습니다.

   현재 매주 약 60여명이 좁은 옛 예배처소에서 드리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현재 신축중인 예배당이 재정부족으로 난방설비를 하지 못해서 매우 춥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박필녀 목사님께서 한국에서 후원자들로부터 도움을 받아왔었는데 최근 한국경제가 어렵다보니 후원자확보도 어렵고 이곳의 자제비도 많이 올라서 건축은 일단 중단된 상태입니다. 약 15여평의 공간에서 60여명이 예배를 드리다보니 힘들기도 하지만 그래도 모두 기쁜 마음으로 예배를 드리고 있는데 특히 설교 후에 있는 성도찬양의 시간에는 서로 나와서 찬양하려고 경쟁을 벌이기까지 한답니다. 찬양이래야 서툰 한국말과 음정박자 안 맞고 쇳소리 나는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노래이지만 그 모습을 통해서 천국 잔치의 모습을 볼 수 있다고 하면 믿으시겠습니까? 정말로 그 모습입니다. 한번 보러 오세요 ^^

우수리스크에서 살아가기

   한국과 마찬가지로 지금 러시아 역시 경제적으로 큰 어려움에 봉착해 있습니다. 지난 5월말부터 세계원유생산량 1위 국가가 되어 원유판매를 통해 막대한 수입을 올리던 것에 비하여 지금은 배럴당 50달러선정도이다 보니 국가 재정에 큰 어려움을 당하고 있습니다. 더욱이 환율이 매일같이 오르고 있어 물가도 오르고 있는 상황입니다. 교회성도들도 요즘 만나면 경제를 염려하며 살아가것이 쉽지 어려운 것들을 주로 이야기 합니다. 특히 교회성도가운데 중앙아시아에서 이주해온 고령의 분들이 많이 계시는데 아들이나 딸 그리고 부모님묘지가 있는 우즈벡 또는 카자흐스탄을 다녀오려는 계획을 세웠던 분들이 경제난으로 이를 취소해 더욱 안타까움을 주고 있습니다.

한편 선교사활동에 대한 당국의 규제가 거세지고 있는 것으로 이곳 선교사들은 보고 있습니다. 앞으로 현재 선교사를 향후 몇 년 안에 모두 내보내겠다는 이야기가 있으며, 언어연수 비자를 받고 있는 선교사들을 겨냥해 언어연수생의 경우 방학기간인 여름에는 원천적으로 비자를 주지 않기로 하였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실제로 저도 이번에 비자를 갱신하였는데 내년 6월 30일까지만 받은 상태입니다.

   항상 모든 동역자들에게 마음에서 우러나는 감사를 드립니다. 동역자들의 중보의 기도는 앞서 말씀드린 소식에서도 그 열매들을 맺었으며 또한 지금도 맺고 있음을 볼 때에 너무 행복합니다. 또한 후원해주심으로써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맡겨주신 이 귀한 직임을 감당할 수 있는 증거가 됩니다.

사랑합니다. 아주 많이요 ♡

송해용 이경선 다은 다빈 드림.

기도제목

1.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는 가족이 되도록

2. 나타샤와 안야의 학교적응과 언어의 진보를 위해

3. 다니엘과 레나의 언어진보를 위해

4. 소망교회 - 이유라 전도사님과 성도님들과 청년들과 주일학교를 위해

5. 러시아를 위해 - 선교가 지속되고, 경제가 회복되도록

6. 생활과 사역에 필요한 재정을 위해